전남대학교 급성신부전, 이제 만성으로 악화되지 않는다

전남대-GIST, 급성신부전의 만성화 차단하는 나노의약 기술 세계 최초 개발

최준규 기자 [email protected]
2025. 10. 28(화) 06:38
전남대-GIST, 급성신부전의 만성화 차단하는 나노의약 기술 세계 최초 개발
[시사토픽뉴스]전남대학교는 의과대학 김수완 교수팀과 광주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과 이재영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급성 신장손상이 만성신부전으로 악화되는 과정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급성신부전(AKI)이 만성신부전(CKD)으로 진행되는 병리적 과정을 억제할 수 있는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수술·조영제·패혈증 등으로 신장 손상 위험이 높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의 길을 열 수 있는 획기적 성과로 기대된다.

급성신부전은 혈류 차단, 패혈증, 독성물질 등 다양한 원인으로 신장 기능이 급격히 저하되는 질환이다.

일단 회복된 뒤에도 많은 환자들이 만성신부전으로 진행되는 ‘신손상-만성 콩팥병 전이(AKI-to-CKD transition) ’ 현상을 겪는다.

이 과정에는 신장 조직 내 과도한 활성산소(Reactive Oxygen Species, ROS) 생성이 관여해 세포 손상 → 염증 → 섬유화로 이어지는 연쇄 반응을 일으킨다.

만성신부전으로 악화하면 결국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하지만, 지금까지 이를 막을 뚜렷한 치료법은 없었다.

또한 활성산소를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손상 부위에만 작용하는 치료제가 부족해, 표적형·반응형 나노의약 기술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장 손상 부위에서 과도하게 생성되는 활성산소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면서 손상 부위에만 항섬유화 약물을 선택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그래핀 기반 지능형 나노의약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플랫폼은 환원 그래핀(Reduced Graphene)에 히알루론산(Hyaluronic Acid, HA)을 결합해 손상된 신장 부위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비타민 D 유도체 계열의 항섬유화 약물인 ‘파리칼시톨(paricalcitol)’을 탑재하여, 손상 부위의 산화 환경에서만 약물이 방출되도록 했다.

이렇게 항섬유화 약물(P)·히알루론산(HA)·환원 그래핀(rGO)을 결합해 제작한 ‘P/HA/rGO 나노의약’은 활성산소가 많은 병변 부위에서만 약물이 방출되는 ‘활성산소 반응형 약물 방출 메커니즘’을 구현했다.

정상 조직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신장 손상 부위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히알루론산 결합 덕분에 체내 안정성과 혈중 체류 시간이 크게 향상되어, 지속적이고 정밀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연구팀은 세포 수준 실험과 신장 허혈-재관류(Ischemia/Reperfusion, IR)손상 동물모델 실험을 통해 이 플랫폼의 ▴약물 전달 효율 ▴활성산소 제거 능력 ▴조직 표적성 ▴치료 효과를 체계적으로 검증했다.

실험 결과, 나노복합체는 93%의 약물 적재 효율을 보였으며, 활성산소 존재 하에서 30일간 약물의 26%가 방출되어 일반 조건 대비 약 2.7배 높은 방출 효율을 나타냈다.

즉, 손상 부위에 과도하게 쌓인 활성산소에 반응해 필요한 시점에만 약물이 방출되는 정밀 제어가 가능함을 입증했다.

세포 실험에서도 히알루론산(HA)·환원 그래핀(rGO) 복합체(HA/rGO)는 활성산소가 과도하게 쌓여 세포를 손상시키는 환경에서 신세포 손상을 현저히 줄였고, 1 밀리몰(mM)의 과산화수소 환경에서도 세포 생존율 70% 이상을 유지하는 높은 항산화 보호 효과를 보였다.

동물모델에서도 항섬유화 약물(P)·히알루론산(HA)·환원 그래핀(rGO)을 결합한 나노복합체(P/HA/rGO)가 세포 표면의 CD44 수용체와 히알루론산(HA)이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상호작용(CD44-HA)을 통해 손상된 신장에만 축적됐으며, 혈중 신손상 지표(NGAL, cystatin C) 수치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염증, 섬유화, 세포사(apoptosis, 세포자살) 역시 효과적으로 억제됐다.

그 결과, 신장 허혈-재관류 손상 후 발생하는 신세뇨관 손상, 염증, 섬유화 등 급성신부전에서 만성신부전으로 이어지는 병리적 전이 과정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넘어선 통합형 나노의약 치료 전략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GIST 신소재공학과 이재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활성산소 환경에 반응하면서 손상 부위에만 약물을 전달하는 지능형 나노의약 플랫폼을 제시했다”며, “향후 임상 단계에서 신부전뿐 아니라 당뇨성 신증 등 다양한 신장 질환 치료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남대 의과대학 김수완 교수는 “신장 질환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활성산소로 인한 세포 손상(산화 스트레스)과 섬유화를 동시에 억제할 수 있는 치료 전략으로, 기존 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GIST 신소재공학과 이재영 교수와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김수완 교수가 지도하고 GIST 신소재공학과 이승준·김정현·박세현 연구원과 전남대학교 서상헌 연구원, 마성권 교수가 참여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지역혁신선도연구센터(RLRC) 사업, 중견연구과제, 중견후속연구과제 및 GIST-전남대병원 공동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Theranostics》에 2025년 10월 23일 온라인으로 재됐다.

한편 GIST는 이번 연구 성과가 학술적 의의와 함께 산업적 응용 가능성까지 고려한 것으로, 기술이전 관련 협의는 기술사업화센터를 통해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준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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