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중구 신흥동에 위치한 장애인-비장애인 소통공간 ‘수다’에서 열린 도자기 공예 수업 ‘우리, 도자기’에 참여한 시민들이 직접 만든 작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
인천시사회서비스원 소속 인천시장애인주거전환센터가 운영하는 장애인-비장애인 소통공간 ‘수다’가 서로를 이해하는 공간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수다’는 장애인지원주택이 위치한 신흥동 다세대 주택 1층 유휴 공간에 마련한 장소다.
장애인, 비장애인 입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공간이다. 지난 8월 개소했다. 쉼터와 프로그램 운영 공간으로 이용 중이다.
센터는 중구장애인종합복지관과 손잡고 10 부터 11월 두 달간 8회에 걸쳐 이곳에서 도예 수업 ‘우리도, 자기’를 열었다.
도예 수업엔 장애인 지원주택에 사는 장애인 5명과 비장애인인 지역주민 5명이 함께 했다.
지난 8일 마지막 수업이 있던 날은 모든 참여자가 함께했다. 참여자들은 소감을 이야기하며 지난 한 달을 돌아봤다.
장애인과 같이하는 프로그램에 두 번째로 참여한다는 조용희(62) 씨는 “우리가 장애인과 만날 기회가 없다 보니 장애인은 도와줘야하는 사람, 우리 생활에 불편한 사람이라는 편견이 생기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며 “지난번에는 프랑스 자수를 이번에는 도예를 함께해봤는데 수업 덕분에 편견을 많이 깼다”고 말했다.
발달장애가 있는 권미숙(32) 씨와 주민 차유빈(36) 씨는 이제 ‘언니’ ‘동생’ 사이가 됐다. 미숙 씨는 한 번에 너무 많이 주문했다며 생활용품 몇 개를 유빈 씨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미숙 씨는 “언니가 아이를 키우고 있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가져왔다”며 “언니 아이도 예쁘다. 우리 동네에 언니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생겨서 좋다”고 말했다.
시각장애가 있는 박일권(61) 씨가 지난 시간에 완성한 작품을 보여주자 주변에서 찬사가 쏟아진다.
안시현(52) 씨는 “잘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도예를 하나 궁금했는데 생각이 짧았다”며 “우리는 도구에 의존한다면 일권 씨는 그 나름의 감각으로 멋진 작품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또 중구장애인종합복지관이 매년 진행하는 장애인-비장애인 관계 맺기 사업 중 하나로 올해는 센터와 협업했다.
박수연 중구장애인종합복지관 팀장은 “한 달간 일주일에 두 번, 길지 않은 시간 만나지만 함께하며 동등한 이웃의 관계가 이뤄진다”며 “‘수다’가 소통공간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역할을 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센터는 이번 도예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지역 장애인복지관 등 장애인 관련 시설과 협업해 ‘수다’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김미소 장애인주거전환센터 팀장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니 장애인 지원주택에 사는 장애인들은 물론이고 주민들도 ‘수다’를 자주 찾는다”며 “‘수다’가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계속 협력해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장애인주거전환지원센터는 ‘인천시 장애인자립생활지원 조례’에 따라 지난 2021년 개소했다
2022년 이후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 시범사업’을 운영하고 있다.